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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 현상은 한국 사회를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김형 박사

나는 싸이가 전 세계적으로 히트를 쳤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 사회에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누구 한 명이라도 보아, 소녀시대, 원더걸즈가 아닌 다른 가수가 이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아마 어떤 사람들은 엉뚱한 사람이 세계적으로 히트를 쳤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싸이는 엉뚱한 사람이 아니다. 다만, 우리 사회가 싸이를 알아보지 못했을 뿐이다. 나는 이 현상 자체를 그냥 웃고 즐길 것이 아니라, 약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우리 사회 개선을 위해서 다시 짚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는 지금까지 ‘성공’하고자 하는 욕구가 너무 강한 나머지 무엇인가를 ‘쫓아가기’를 항상 원하고 있다. 이것은 사회 모든 부분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내가 속한 과학계에서도 이 현상은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면, 내가 있는 과학계, 특히 한국 과학계는 “어떻게 ‘노벨상’을 받아야 하는가?”가 최근 가장 큰 화두이다. 사회는 과학자들이 소위 ‘좋은 논문(인용지수가 높은 논문, 나는 이것이 좋은 논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을 많이 내서 이 요구에 부합하기를 원한다. 이를 성취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이미 ‘인기’있는 교수 밑에서 박사학위를 하고, 다시 이미 ‘인기’있는 교수를 찾아서 그 밑에서 박사 후 연수과정을 해서 ‘좋은 논문’을 많이 내면 좋은 교수자리를 얻을 수 있다.

그러면, 교수가 된 뒤에는 어떤가? 국가에서 연구비를 받기 위해, 이미 대가들이 잘 이루어 놓은 ‘인기’분야를 연구하고, 빨리 좋은 논문을 내면 개인적인 성공이요, 사회가 원하는 노벨상에 한걸음 더 다가갔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한 과학자의 인생은 계속 ‘인기 쫓아가기’의 연속이다. 물론, 인기 있는 분야를 한다고 비판하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나는 연구 방향의 문제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목표인 ‘사회적 성공’, ‘좋은 논문’, ‘노벨상’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나의 두 가지 질문이다.

첫째, 이 목표들에 치여서, 자신이 정말 ‘잘하고’, ‘재미있는’ 연구를 하고 있는 것일까?
둘째, 사회는 자신이 ‘잘하는’ 연구를 하는 과학자들을 원하고 있는가?

이 두 가지 질문은 과학계뿐만 아니라, 자신이 속한 모든 삶과 사회에 적용되는 질문일 것이다.

다시 싸이의 강남스타일로 돌아가보자. 우리 사회는 가수들에게 K-pop 열풍을 세계적으로 빨리 확산시키기를 원했고, 소속사들은 국내외의 유명한 작곡가들에게 이미 인기가 있는 장르의 곡을 작곡하게 하고, 이것을 가수들에게 열심히 연습시켰다. 하지만 이 노력은 통하지 않았고, 세계적인 히트는 자신의 ‘소명’이라고 생각한 ‘B급’ 음악을 12년 동안 ‘좋아서’, ‘재미있어서’ 꾸준히 연구한 싸이가 차지했다. 한 미국평론가는 “그는 그 분야에서 ‘원조’이며, 자신이 진정으로 느끼는 ‘재미’와 ‘열정’이 세계에서 통했다.”라고 말한다.

여기서, 우리가 정확하게 짚어야 할 점은, 우리 사회는 싸이가 세계적으로 ‘성공’할 것이라는 것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우리는 이 점에 주목해야 한다. 또한, 개개인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은 ‘세상적 성공’이 아니다. 이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와 사랑, 그리고 성취’이다. 쉬워 보이지만, 이것은 ‘쫓아가는’ 삶에 비교하면, 정말로 어려운 삶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나는 내가 정말로 즐겁고, 재미있고, 잘하는 일을 알고 있는가? 아니, 그런 것들을 한번이라도 생각해 본 적은 있는 것일까? 혹은 알고는 있지만, 사회의 요구에 맞춰서 내 자신을 속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 자신도 이 질문들에서 자유롭지는 않은 것 같다.

마지막으로, 내 동료과학자와 말하다가 나온 한 마디 말이 인상 깊어서 적어본다. 싸이가 유명해지기 전에 내 동료과학자가 이런 말을 했었다.

“아마 한국에서 노벨상은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사람 중에 갑자기 나올 거야.”

아직, 한국에는 과학 분야에 노벨상 수상자가 없고, 예상치 못한 싸이가 유명세를 치르고 있지만, 나는 아직도 내 친구의 말이 실현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과학계의 싸이’가 나오기를…

글쓴이: 김형 성도, 워싱톤감리교회 MD
올린날: 2012년 10월 16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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