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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 학교 제3기 마지막 학기를 마치며 (2)

 

친구의 권면, 그것이 내가 목회자 학교 3기에 발을 들여놓게 된 동기가 되었다. 목회자 학교 2기를 마친 동료 목사로부터 3기 입학할 것을 적극적인 추천을 받게 된 것이다. 여성목사로서 미국회중 목회를 하고 있던 나는 당연히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나의 모국어인 한국어로 연장 교육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고, 내용도 알차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한 아이의 엄마로서, 교회에 총 4주를 참석해야 하는 한국어 과정에 들어간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잠시 망설였다. 그러나, 지방, 연회 차원에서 열렸던 영어로 진행되는 많은 세미나나 컨퍼런스에 참여했던 나는 내 자신의 모든 감정과 의지를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는 모국어 교육과정에 대한 끌림을 내려놓기가 힘들었다.

여러 가지 우여곡절 끝에 목회자 학교 3기에 입학을 하게 되었다. ‘여성목회자가 너무 없으면 어쩌지? 너무 소수여서 남성목회자들의 들러리가 되는 건 아닌가?, 혹시 이러저러한 불이익이 존재하지는 않을까?’ 일어나지도 않은 유치한 고민들까지 내 마음에 엄습해 왔지만, 그래도 나와 나의 혹인 딸아이까지 기꺼이 받아주신 교장 선생님과 진행팀께 감사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해보자고 다짐했다.

생각보다 다양한 연령대의 목회자들이 모였다. 게다가 목회 연수의 차이도 각양각색이었다. 10년이 훨씬 넘게 목회를 한 선배 목회자분들도 여럿 있었다. 나이는 지긋하시지만, 늦게 목회자로 부름 받아서 마음만은 열정 어린 새내기 목회자분들도 있었다. 그 안에 여성목회자, 남성목회자의 차이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 다양한 색깔을 풍겨내는 20여 분의 목회자들이 모여서 1월과 9월에 각각 2번씩 모여서 총 2년 동안 배움의 시간을 가졌다. 여성목사 000가 아닌 20 여 분의 목회자 학교 학생 중의 한 명일 뿐이었고, 그것이면 충분했다. LA에서, 워싱턴에서, 플로리다에서, 샌디에고에서 … 각각의 장소에서 모일 때마다 목회자들은 시간을 머금고 어딘가 모르게 다른 모습으로 조금씩 성장해 가고 있음을 서로가 느낄 수 있었다.

어느새 서먹서먹했던 첫 만남이, 기다려지는 만남으로 승화되고, 숙제가 있고 발표를 해야 하며, 예배 인도를 맡을 때의 부담감마저도 이길 수 있게 우리의 만남은 목회자학교 3기라는 이름으로 더욱더 깊어져 갔다. 3번째 모임을 마치고 헤어질 때에는 마지막 모임만을 남겨 둔 것을 실감하기 싫은 듯 ‘졸업을 연기하고 싶다, 낙제를 해서 재수강을 해야 한다, 3년 과정으로 학교를 연장해야 한다, 졸업 여행을 번외 편으로 준비해야 한다.’라면서 목회자학교 증후군에 시달림을 곳곳에서 호소했다.

다들 자신들의 목회 현장에서는 그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땀을 흘리며 교인들을 이끌며 목회에 전념하는 목회자들인데, 목회자 학교 3기라는 이름으로만 모인 이 그룹에서는 마치 동심으로 돌아가서 헤어지기 싫어하는 순수한 학생들이 되어 있으니 이 얼마나 아이러니하고 신기한 진풍경인가!

지난 2년간 참 많은 시간들을 배움에 쏟았다. 설교 비평 시간을 통해서 모든 목회자가 부족한 부분이 설교임을 그리고 자신만이 가진 소중한 장점이 있음을 배우기도 했다. 목회자로서의 소명을 되돌아보고, 목회 계획을 세우는 모델링을 배우면서 하나님이 우리를 목회자로 부르신 그 부르심을 다시 돌이켜 보며, 목회자로 거듭나는 시간을 갖게 되기도 했다. 그리고, 성격유형을 통해서 살펴보는 목회자들의 리더십 유형과, 그 유형에 따라서 목회의 위기 상황을 대처하는 방법들을 공부하고, 서로 나누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위로받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게다가, 목회자의 자기 관리와 영성 관리의 시간을 통해서 자기 관리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성 관리법을 서로 나눔으로 인해 도전받고 힘을 얻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2년 동안 이 학교를 간절히 사모하면서 느꼈던 것은 이 목회자 학교는 다른 일회성 연장교육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이다. 멘토와 멘티의 관계요; 선생님과 학생의 관계요; 동역자와 동역자의 관계가 공존하는 공간이다. 다르면서도 같은 듯, 같으면서도 다른 듯한 관계들이 얽히고설키면서 다른 어느 곳에서도 경험하지 못하는 목회자 학교만의 공기, 목회자 학교만의 정신, 목회자 학교만의 감동, 그리고 목회자 학교만의 시간들을 가능하게 했다. 그것이 목회자 학교 3기를 수료한 우리 모두가 이 학교를 통해 얻은 가장 큰 수확임을 믿어 의심치 않을 거라고 확신한다.

제시카 라그론 (Jessica LaGrone) 목사는 좋은 멘토의 요건을 4가지로 그녀의 책 (Set Apart: Holy Habits of Prophets and Kings)에서 소개한다. 우선 첫째, 판단하지 않고 듣는다. 둘째, 하나님이 우리를 통해서 하신 일들에 감사하고, 우리의 삶 가운데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찾도록 확신을 준다. 셋째, 우리의 삶과 행동에 더 나은 변화를 만들 수 있다면, 때로는 듣기 힘들지라도 진실을 말해준다. 넷째, 우리를 위해서 최선의 것을 만들 수 있는 계획을 발전시키도록 돕는다.

공교롭게도 목회자 학교는 이 4가지의 모든 요소를 갖춘 멘토들과 그 귀한 영향력을 받기를 기꺼이 반기는 멘티들의 만남의 장이었다. 좋은 멘토가 있을 때 좋은 멘티가 존재하고, 상호 의존적인 동시에 상호 보완적인 이 스승과 제자, 멘토와 멘티의 사이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목회자 학교를 통해서 나의 나 됨이 더 아름답고 단단해졌음을 고백할 수 있다. 때로는 부족한 나의 나 됨을 조금 더 나아지도록 격려하며 애를 써 주는 동료들이 있음에, 그리고 이를 위해 힘을 실어 주시고 적극적으로 도와주시는 멘토들이 있음에 나의 사역에 더 큰 용기를 낼 수 있게 되었다.

지난 2년간의 목회자 학교 3기의 소중한 경험은 나의 마음 깊숙이 오랜 잔상으로 남을 것이다. 그리고, 4기, 5기, 6기… 로 이어지는 목회자 학교의 연속성을 간절히 기대하며, 모든 목회자들을 목회자 학교에 초청하고 싶다. 특별히 여성목회자님들을 많이 초청해서 이 목회자 학교에서의 시간을 선물하고 싶다. 끈끈한 공동체로서의 경험, 밥상공동체를 원 없이 나눌 수 있는 시간, 여성과 남성을 뛰어넘어 동고동락을 함께 할 수 있는 동료애를 선물로 받게 된 이 시간을 말이다.

목회야말로 하나님이 주신 너무나도 귀한 특권이자 선물이다. 그러나 동시에 그 어떤 길보다도 외롭고 힘든 길이다. 그 목회라는 특권과 선물이 목회자 학교라는 공간을 만나면서 더욱더 소중히 여기며 서로 축하할 수 있게 된다. 게다가 그 외롭고 힘든 길을 함께 손을 잡고 걸어가기를 주저하지 않는 우리의 멘토 분들과 동료들이 있음에 한없이 감사하며 묵묵히 걸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목회자 학교에 오실 여러분 모두를 환영합니다!!!

글쓴이: 고은영 목사, 글렌브룩한인연합감리교회, IL
올린날: 2017년 2월 16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