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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 학교 제3기 마지막 학기를 마치며 (1)

2015년 가을에 시작되었던 목회자 학교 3기의 시작이 엊그제 같은데 샌디에고에서의 1월 23일부터 27일까지 목회자 학교의 4학기 과정을 끝으로 아쉬움 가득 품은 채 끝이 났습니다. 멋진 태평양 바닷가를 앞에 두고, 호텔에 내내 갇혀 있으면서도 그 시간들이 행복했었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계속되는 수업들이었지만 힘든 줄 모르고 웃음과 울음이 가득했던 그 시간들을 아직도 아쉬워하며, 그 여운이 지금까지 진하게 남아 있습니다. 목회자 학교가 끝나고 일상으로 복귀하는데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회자 학교 증후군을 앓고 있는 동역자들이 있을 정도로 목회자 학교의 여운은 오래갔습니다.

이런 아쉬움과 여운을 뒤로한 채 목회자 학교에서 나는 과연 무엇을 보고 배웠는지를 곰곰이 생각해봅니다. 사실 목회자 학교의 2년간의 배움을 다 이야기하자면 끝이 없을 정도이지만, 그중에 제일 중요한 배움을 꼽으라면 “목회 자체에 대한 배움”입니다. 신학교에서 오랜 시간 “목회에 대한 것”을 배웠다고 한다면, 목회자 학교에서는 목회 현장의 전문가들에게서 우러나오는 “목회 자체”를 배웠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만큼 가르치시는 멘토 목사님들이 삶과 목회 현장에서의 그 진액을 그대로 쏟아 부어주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목회자 학교에서의 2년간 4학기의 소중했던 배움들이 주마등과 같이 스쳐 지나갑니다. 첫 번째 학기에 목회자 학교를 큰 부담 없이 편한 마음으로 왔는데, 막상 와보니 이 훈련이 결코 만만한 과정이 아니라는 것을 바로 알게 해준 설교 클리닉 시간—긴장감과 압박감을 동원한 짧은 설교를 마친 후, 멘토 목사님들로부터 정말 날카로운 지적들이 쉴 새 없이 이어졌던 그 시간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합니다. 어느 곳에서도 경험하지 못했던 일대일 설교 클리닉을 통해 얼마나 큰 도전과 배움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특별히 저의 마음에 깊이 담겼던 멘토 김혜선 목사님의 명언—설교 준비란 “목회자의 눈물로 잘 반죽해서 성령 하나님의 불로 잘 익혀내는 떡이 되는 과정….”—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눈이 한없이 쏟아 내렸던 추운 겨울 워싱턴에서 2학기, 목회자의 부르심과 사명은 “그리스도인으로 하여금 그리스도인 되게 하고 교회로 하여금 교회 되게 하는 것”임을 마음에 새기며 목회의 본질은 하나님의 부르심에 대한 응답이자 거룩한 하나님 나라의 뜻을 이 땅에 드러내는 것임을 책이 아닌 멘토 목사님들의 삶의 고백으로 배웠습니다. 특별히 목회자의 직업병은 그리스도와의 사귐, 개인의 영적 생활을 일로 대하는 것임을, 열심 지상주의 가운데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달리 그 내면은 텅 빈 목회자가 될 수 있음을 마음에 새기며, 목사의 최우선의 목회 대상은 자기 자신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그 말씀이 저에게는 채찍과 같이 다가왔을 정도로 강력했습니다.

플로리다에서 있었던 세 번째 학기, 학생들도 멘토 목사님들도 눈물과 콧물을 많이 쏟았던 “목회의 위기”에 대한 배움을 기억합니다. 목회를 하면서 겪게 되는 어려움을 사울이 다윗에게 던지는 창으로 비교하며, 동료 목회자들의 위기에 대한 이야기들을 듣는데, 정말 말이 안 되는 일이 너무 많아서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이야기들로 가득했습니다. 멘토 목사님들 중에도 정말 너무 화가 난다고, 너무 큰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는데 괜찮냐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다독이시기도 했습니다. 목회 현장에서 때로는 창을 던지고 창에 맞아 피흘리는 이런 사람들간의 아픔들이 있음을 솔직하게 그리고 가슴 아프게 공감하며 피부에 와 닿도록 배웠습니다.

샌디에고에서의 마지막 학기, 목회자의 영성과 자기 관리에 대한 주제로 목회자의 영성관리와 함께 말씀을 통해 어떻게 목회자가 스스로 채워지는지에 대해 깊게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영성에 대하여 많이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하나님 말씀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함을 일주일 내내 배우며 나에게 하나님을 만나는 통로가 있는지, 나라는 그릇에 하나님 다움이 담겨 흐르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목회자 학교에서 이런 소중한 “목회 자체”에 대한 배움과 함께 덤으로 찾아온 배움은 바로 encounter(만남이 주는 기쁨) 이었습니다. 목회자 학교를 통해, 하나님을 만나고 사람들을 만나고 생각을 만나고 자연을 만나고…그 소중한 만남을 통해 얻게 되는 것은 “나를 발견하는 것…..가장 나 다운 자를 발견하는 것”임을 말입니다. 가면 없이 있는 모습 그대로의 나, 가장 나다운 다를 발견하게 해준 목회자 학교에서 만나는 동역자들과 멘토 목사님들이 너무 반가웠고, 함께 일주일을 보내면서 배우는 지혜와 함께하는 기쁨이 그 어떤 것들을 상쇄하고도 남을 즐겁고 행복한 시간들로 만들었습니다. 그 만남이 주는 기쁨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스승의 은혜”를 함께 부른 시간이었습니다. 목회자 학교 마지막 학기 마지막 날 오후, 목회자 학교 마지막을 향해가는 마지막의 아쉬움을 달래고자 학생들이 조금씩 돈을 모아 멘토 목사님들께 감사의 선물을 전달하며, 함께 큰 목소리로 “스승의 은혜”를 부르는데, 얼마나 가슴이 뭉클했는지 모릅니다. 부르는 학생들이나, 그 스승의 은혜를 듣고 있는 멘토 목사님들 모두 감동에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목사님이라는 말은 많이 들어봤어도 스승이라는 말은 처음이시라며 감사의 인사를 전하셨던 교장 선생님…..그렇게 우리는 진짜 스승과 제자들의 관계로 끈끈하게 이어져 있음을 모두 발견했습니다.

이 글을 통해 지난 2년 동안 멘토로 섬겨주신 목사님들—류재덕 목사님, 이훈경 목사님, 김정호 목사님, 김영봉 목사님, 김혜선 목사님, 황헌영 목사님, 한의준 목사님, 황승일 목사님—과 스태프(Staff)로 섬겨주신 한명선 목사님, 원홍연 목사님, 허건 목사님, 조성연 권사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또한 목회자 학교가 열릴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한인목회강화협의회와, 후원해주신 교회와 성도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사랑과 헌신 덕분에 지난 2년 동안 저희 모두 참 행복했습니다. 2년동안 좋은 친구요 동역자가 되어준 많은 분들….그런 분들 때문에 제 목회 자체가 부유해졌습니다. 서로에게 힘이 되고 기도로 이어지는 목회자 학교 3기….꿈같이 지나간 시간, 귀한 믿음의 동료 선후배 목사님과 함께한 소중한 시간이 아쉽기도 하지만 새로운 소망과 용기를 가지고 목회 현장에서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겠습니다.

글쓴이: 정요셉 목사, Summerside 연합감리교회, OH
올린날: 2017년 2월 16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