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Navigation

중남부 지역 목회자 성지학습 여행을 다녀와서

 

벤 구리온 국제공항 출입문을 나서자, 왼편에 성소의 등잔대 모형이 커다랗게 자리 잡고 있었다. 거칠게 깎아 낸 거대한 촛대들이 뒤틀리듯 위로 솟아, 그 자체로 일곱 가닥의 불길 같았다. 성경에 나온 바로 그 땅을 밟았음을 실감하게 해 주었다.

10월 18일 화요일 오후 4시쯤, 여러 지역에서 온 참가자들이 삼삼오오 그 촛대 앞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평신도 8명과 목회자 내외 등 총 35명의 성지학습 여행단이었다. 10월 18일부터 28일까지 총 10박 11일 일정으로, 예루살렘과 갈릴리를 중심으로, 성전에서 아둘람, 갈릴리에서 사해, 지중해에서 요단강, 가이사랴 빌립보에서 마사다, 삼손의 골짜기와 기드온의 샘, 예수님의 광야와 아브라함의 무덤까지 공간과 시간적으로 장구한 지역 40여 곳을 가는 여정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이틀은 요르단 국경을 넘었다. 방금 전, 땅속에서 솟아 오른듯한 거대한 전차 군단 같은 돌산들이 그 자체의 규율에 따라 도열해 있는 듯한 와디 럼 광야, 그리고 바위 속 전설 길 같은 신비한 페트라 유적은 이번 학습 여행의 대미를 장식했다.

구역회와 연말 행사들이 많은 10월 말에 2주의 성지 여행을 계획하는 것이 참가자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성지학습 여행에 한 마음이 되어 모일 수 있게 된 것은, 이 학습여행의 인도자인 이진희 목사님(웨슬리연합감리교회, TX)의 영향이 크다. 이 목사님은 여러 권의 저서와 특히 ‘광야를 읽다(두란노 출판)’로 이미 국내외 널리 알려진 탁월한 교사요 설교자며, 성경 성지 전문가이다. 우리 모두가 성지로 나가기로 결심한 데는, 이 거룩한 광야를 능숙하게 이끌 인도자를 믿었기 때문이다. 해박한 성경 지식과 그 땅의 지형과 문화를 잘 아는 이 목사님은, 성지와 말씀의 목자였다. 고대의 땅에 대해 현대의 목회자들에게 잘 가르치고 설교할 수 있도록 가르쳐 준 목회자들의 교사였다. 우리 성지 학습 여행단은 새롭게 알게 된 사실과 다시 깨닫는 기쁨으로 연신 탄성을 지르며 순한 양처럼 인도함을 받았다. 수백 번은 설교했을 그 땅이 그렇게 낯 설을 줄이야! 모르는 것이 많았을 뿐 아니라, 안다고 착각하고 있었던 것도 얼마나 많았던지! 백문(百聞)이 불여일견 (不如一見) 이라는 말을 바로 이 성지학습을 통해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이번 여행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곳 하나를 소개하려 한다. 바로 베들레헴이다. 베들레헴은 성경에서 세 시대의 공간적 배경이 된다. 룻과 보아스의 만남, 다윗의 고향, 그리고 예수님의 탄생이다. 예루살렘에서 출발하여 베들레헴에 이르렀을 때, 우리는 높고 긴 장벽이 그 도시를 둘러싸고 있는 것을 보았다. 현재, 예루살렘은 이스라엘 땅이고, 베들레헴은 팔리스타인 영역이었다. 외부인이 우리가 봐도 그 장벽 안팎의 빈부의 격차는 선명했다. 베들레헴은 오래전이나 지금이나 연약했다. 그런데 바로 그 베들레헴 보아스의 뜰에서 한국 선교사님을 만났다. 그가 선교센터를 세운 곳은 옛날의 보아스와 룻이 만났던 타작마당이었다. 이방인 여인 룻이 들어가 다윗의 시대를 준비했던 것처럼, 이방인 강태윤 선교사님이 그 타작마당 위에서 복음의 시대를 준비하고 있었다. 청년으로 그곳에 와 지금까지 30여 년 일편단심 팔레스타인 복음화를 위해 헌신하고 있었다. 선교사님은 이제 팔레스타인 사람이 다 되었고, 그들이 친구이자 멘토가 되어 있었다. 룻은 보아스의 밭에서 이삭을 줍다가 초에 찍은 떡으로 식사 대접을 받았다. 우리도 선교사님 내외로부터 점심으로 고추장 라면을 대접받았다. 금(金)면이었다. 중남부 지역 총회의 회장으로 섬기시는 임찬순 목사님은 매일 새벽 카톡으로 시를 보내 주었는데, 그 귀한 시들은 전날 다녀간 성지에 대한 요약이요 묵상이요 영감이요 그래서 우리들은 매일 아침 은혜의 양식으로 받았다. 베들레헴 그 아름다운 이야기를 이런 시로 남겼다.

Be sure to add the alt. text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

베들레헴/ 룻과 보아스/ 다윗의 고향/ 님이 나신 곳/ 이제는 봉쇄의 벽에 갇힌/ 외로운 작은 섬이어라./ 팔레스틴의 거주지/ 광야가 시작되는 곳// 성전에 제물로 드리는/ 양들을 키우는/ 베들레헴의 산지/ 목자들 밤새워 양 지키던/ 그 들판에 서 있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눈뜨고 깨어있던/ 목자들의 땅/ 영원한 복음의 고향이어라.// 돌아온 이방 여인/ 그 아름답고 순결한/ 몸가짐의 여인/ 그 영원함 가치를 알아봤던/ 보아스의 밭이 있는 곳// 룻과 보아스/ 다윗의 그림자와 흔적은/ 찾을 길이 없지만/ 다윗이 광야에서/ 십수 년 지내듯/ 선교의 꿈/ 복음의 꿈 꾸는 이가 있어/ 새 역사의 문법을 논의하네.// 보아스의 밭에/ 복음의 씨앗 뿌리고/ 이스라엘을 시기 나게 해/ 예수의 복음/ 땅끝까지 전하려는 열정,/ 한민족 선교사의 뜨거운 외침/ 삼십 년의 세월/ 베들레헴에 갇혀/ 꿈을 꾸며 기도하던 이 생명의 꿈틀임/ 드고아의 광야에서도/ 헤브론의 산지에서도/ 귓가에 쟁쟁하오.//

35명이 한 차에 타고 2주를 같이 다녔다. 성지를 경험하는 것만큼이나 동행하는 것도 큰 은혜였다. 우리 중에 최고 선배님은 김정근 목사님(중남부 선교 감리사)이셨다. 해병대 이후로 최고 힘든 시간이셨다고 한다. 그러나 한 곳도 빼지 않고 하루에 2만 보 이상 일행들과 같이 다니셨다. 단백질 바를 나눠 주시며 격려해 주시던 엄준노 목사님, 여행 막바지에 전해진 조국 소식에 나라 생각 많이 하시던 박광배 목사님, 사진으로 평생 추억 남겨 주신 나길석 목사님, 팔레스타인 운전사 조셉에게 복음을 전하셨던 조성우 목사님, 성지에 대한 철벽 준비로 성지 학습 여행에 모델이 되신 소정일 목사님, 교회와 시대의 사명을 함께 이야기했던 김덕건 목사님, 성지에도 부흥만이 살길이라 하시던 조낙훈 목사님, 늘 변함없이 자상하신 이진종 목사님, 거의 한국인 수준으로 말씀하시던 아브라함 전도사님 내외, 그리고 평신도 그룹을 리드하셨던 정재일 집사님과 특히 차 안에서 불편한 자리를 마다하지 않으셨던 웨슬리연합감리교회 성도님들,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선하고 아름답다는 말씀 또한, 이 성지 학습 여행을 통해서 절실히 깨달았다.

글쓴이: 손태원 목사, 털사한인연합감리교회, OK
올린날: 2016년 11월 22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